grey room

다른 세계

papyrus 2010. 8. 28. 22:04
오늘 This American Life 옛날 방송을 듣던 중 '개명(改名)'과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배운 것 하나. 미국은 각 주마다 정책이 조금씩 달라서 '미국 전체'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긴 뭣한데, 캘리포니아 주의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명 신청을 하는 경우, 통계상 이혼한 어머니가 아이의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이혼을 하고 전남편에 대한 기억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하긴 우리 나라처럼 조상의 이름에 쓰인 글자 하나라도 들어가는 것을 꺼려서 피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소중한 사람의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부모나 조부모의 이름을 쓰는 미국의 전통을 고려한다면, 남편이나 시부모의 이름을 간직한 아이의 이름을 보거나, 꼭 그렇진 않더라도 두 사람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은 아이의 이름이, 이제는 삶에서 사라진 사람의 존재를 자꾸만 환기시킨다는 것은 꽤나 고통스러울 것 같다. 백칠십 몇 불을 내고 개명 신청을 하면 웬만해선 통하는 모양. 우리 나라에서 개명 절차가 간소화된 것이 불과 얼마되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역시 미국은 다른 세계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