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질문>
오늘따라 만두전골이 먹고 싶은데, 이럴 때
만두전골이 1. 땅긴다?
만두전골이 2. 당긴다?
만두전골이 3. 댕긴다?
만두전골이 4. 땡긴다?
말할 때는 절대 4번같이 하는데, 웬지 "ㄸ"에 "ㅐ"까지 있으니
시골말 내지는 잘못된 거 같고, 2번은 뭔가 허전하고 ^-^
마음속 깊은 곳의 욕구가 표현이 안 되네요.
언제부턴가 궁금했는데, 오늘 생각나서
적고 갑니다 *^^*
가르쳐 주세요 언니~
*****
2004.05.05 12:47
<나의 답변>
이 질문은 사실 어려워서
나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사전을 찾아서 정리했다.
이 질문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로 "어떤 음식이 끌린다"라는 말을 하려고 할 때
우선 용의선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땅기다"와 "댕기다"
1.
"땅기다"의 경우는
-오늘따라 유난히 피부가 땅기네.
-아랫배가 땅겨서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지나갔다.
등과 같이
"(피부나 근육 등이) 매우 긴장되거나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 때를
표현하는 데만 쓰인다.
다만 이 경우, "땡기다"로 발음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땡기다" 표현 범위가 "땅기다" 포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땅기다"가 아닌 "당기다"에도
"몸의 근육이 긴장된 상태"를 표현하는 의미가 있으니
"땅기다"의 경우는 "당기다"와 "땡기다"가 가지고 있는 여러 의미 중
특정한 한 가지만 취해서 단어가 된 경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2.
또 "댕기다"는
-그 사람은 내 마음에 불을 댕겼어.
라는 것처럼
"불을 붙게 하거나 불을 붙일" 때만 쓰는 것.
그런데 이 역시 "당기다"의 여러 의미 가운데 하나로 포함되어 있다.
3.
반면 "당기다"와 "땡기다"는 정의가 훨씬 많으면서
서로 의미의 영역이 겹치는 경우도 많은 단어다.
"당기다"의 경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는 그릇을 당겨다 자기 앞에 갖다 놓았다.
-아이는 엄마의 치마를 당겼다.
-그는 활시위를 힘껏 당겨 본다.
에서처럼
줄, 방아쇠 등을 비롯한 여러 사물들을
자기 가까이 끌어오는 행위를 의미하는 경우가 있다.
또 앞에서 설명했던 예처럼 "댕기다"나 "땅기다"와 같은 의미로도 쓰일 수 있으니
-그는 습관적으로 담배에 불을 당겼다.
-3시간 동안 걸었더니 다리가 진짜 당긴다.
등의 쓰임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결혼식 날짜를 좀 당기면 안 될까?
처럼 날이나 날짜를 앞당기는 등 다양하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4.
"땡기다"도
-오늘 이상하게 머리 뒷꼭지가 땡기네.
-왼쪽 무릎이 땡기고 욱신거린다.
-역시 핏줄은 땡기기 마련인가 봐.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쓰임이 존재한다.
하여, 드디어 "만두전골이" 과연 "당기는" 것인지, "땡기는" 것인지,
설명해야 할 때가 왔는데,
내 생각엔 둘 다 가능한 것 같다.
왜냐하면 두 낱말 모두
"호기심, 구미, 입맛 등이" 특정한 쪽으로 끌린다,
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찾은 사전에서는 둘 다 특정한 음식에 "끌린다"는 예문은 없지만
"구미가 몹시 당/땡기는 걸..."
같은 표현을 쓸 수 있는 걸로 봐서
음식이름을 넣어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입맛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쪽은 "당기다"니까
"당기다"가 더 폭넓은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내 생각에도 구어로 쓸 때는
"땡기다"라는 말이 훨씬 입에 착착 붙고
"땡기는" 표현인 거 같다.^^
써놓은 나마저도 헷갈린다.
좀 더 정리해서 다시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
엄두가 좀 안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