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동되는 띄어쓰기 시리즈의 일환으로
이번에 선택된 것은 "만큼".
-사람 좀 그만 다그쳐. 너만큼은 아닐지 모르지만 나도 할 만큼 했다고!
이 예문에서 앞의 "만큼"과 뒤의 "만큼"은
선행하는 체언이나 용언, 관형사가 가리키거나 설명한
"~에 못지 않게,~정도까지"를 나타낸다는 데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 경우 전자는 대명사에 붙은 조사고,
후자는 동사의 관형격이 수식하는 의존명사다.
그처럼 품사가 다르기 때문에 띄어쓰기도 자연히 달라진다.
일단, "-만큼"이 조사일 때는 체언에 붙여 쓴다.
-사과나무가 어느 새 내 키만큼 자랐다.
-그 애도 나만큼 손이 커서 우리는 요리만 했다 하면 음식이 남는다.
반면, "만큼"이 의존명사일 때는 용언의 관형격이나 관형사가 선행하고
이 경우엔 그 앞의 단어와 "만큼"은 띄어 쓴다.
-네가 음악에 시간을 쏟는 만큼 공부를 했으면 전교 1등을 하고도 남았겠다.
-올겨울은 강물이 얼어붙을 만큼 추웠다.
이런 경우들과 비교해서 살펴볼 만한 다른 경우로는,
"-만큼은"이나 "-만큼도"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만큼"에 "은"과 "도"가 각각 결합한 것이지만
이 둘은 원래의 "만큼"에서 변형된 의미를 가진 별도의 조사가 되었다.
"만큼은"은 한정하여 강조하는 말에 붙어, "~만은 꼭/반드시"란 뜻을 나타낸다.
-중국요리만큼은 나도 자신 있었는데.
-담배를 피시더라도 실내에서의 흡연만큼은 삼가 주세요.
"만큼도"는 아주 작거나 사소한 것을 의미하는 대상에 붙어서
이 조사가 결합한 대상"처럼 아주 적게도"의 의미를 뜻한다.
-제 말에는 털끝만큼도 거짓이 없습니다.
-그는 자비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