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 From Heaven

색채감이 선연하다.
빨간 실크 드레스, 초록색 코트, 연보라빛 스카프...
그리고 온갖 빛깔의 단풍들과 꽃들...
흑백의 음울함으로 굳이 표현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찬란한 빛깔로도,
슬픔은 자신의 모습을 선연히 드러낸다.

그녀가 사람들의 위선과 냉소에 서서히 숨막혀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잠시나마 자기 삶에 숨결을 불어넣었던 이를
자기 존재의 본질적 이유가 아닌 이유로 떠나 보내야 한다는 것,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저 일상, 정상적인 삶, 평범한 삶의 질서를 위해
자기 삶의 본질적인 부분들을 질식시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것들을 똑같이 포기하게끔 만든다.
가끔 생각한다.
나 자신도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걸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