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후아유

review/movie 2004. 2. 19. 16:16
처음부터 다시 보지는 못했고,
홈CGV 채널에서 방송해 주고 있길래
약간 놓치긴 했지만 초반부분부터 봤다.
무엇을 계기로 이나영에게 다시금 호감을 품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카이스트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내가 이나영에게 치 떨던 거,
라네즈 광고모델로 초반에 활동할 때만 해도 짜증냈던 거,
내 아우와 당시 나를 보아온 내 주변 사람들은 잘 안다.)
그래도 "후아유" 개봉 당시만 해도
그녀에게 호감이 있어서 이 영화를 극장까지 가서 봤다.

어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고만고만한 우리 나라 멜로물의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인지도 모르지만
그 때 첫 느낌부터 좋았다.
또 그때를 계기로 배우 이나영이 본격적으로 좋아졌음엔 틀림없다.
물론 배우 조승우, 노래하는 조승우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다시 보아도 풋풋한 느낌이 가장 먼저 들어오고,
뮤직 비디오를 방불케 할 만큼
다양한 인디밴드들의 음악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며 풍성하게 넘치고 있는 그 느낌,
그리고 이따금씩 나타나 의표를 찌르는 듯한
짤막짤막한 대사들, 대화들이 모두 귀에 쏙쏙 들어왔다.

늘 푸른 물속에서 일하는 것이 주된 일상인
인주(이나영)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보이기 위해 그랬는지 몰라도
푸른 색조가 주된 그녀의 의상도 좋았고,
(하늘색 몸통에 갈색 소매가 들어간 니트나,
시퍼런 이불떼기처럼 보이는^^ 파란 다운점퍼,
청회색의 긴 다운점퍼 등등)
짧은 웨이브 파마도 예뻤고,
그렇게, 인위적이지 않은 자기 아름다움의 색깔을 찾아가고
지금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나영의 이미지가
처음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게 이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이 영화 볼 때 처음엔 이나영 목소리가 낯설었다.
얘 성우 썼나? 하며 의아했는데,
지금 다시 들어보니 그게 이나영 목소리 맞는 거 같다.
(최소한 이젠 내가 익숙하게 느끼는 그녀의 목소리임엔 분명하다.)
아마도 처음으로 그녀 음성에 귀기울인 탓에
처음으로 내게 들어왔고, 내게 의미를 가지기 시작했던 모양.
Posted by papy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