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웃음

grey room 2005. 10. 25. 12:09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뜻이다.

-인디언 속담


*****

슬픔을 나누는 건,
정말 기쁨을 나누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까.

우리 나라 드라마를 보면서
여배우들 우는 모습 참 예쁘다,라고 생각하고 보면
한편으로 그네들은 우는 장면이 참 많다는 생각이 또 문득 든다.
왜 그렇게 사랑도, 삶도 버겁고 슬프게만 그려질까.

그래서 가끔은 세상의 언어와 시선들이
슬픔에 대해 과잉해석을 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쩌면 나의 슬픔을
다른 누군가가 온전히 나누어 질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굳이 슬픔을 나누지 않더라도,
때로는 나누어야 할 슬픔이 없더라도
아무런 사심없이 친구의 기쁨에
살갑게 웃음지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이미 충분치 않을까 싶다.

사실 우린 본의 아니게 친구의 기쁨 앞에서
거꾸로 자신의 외로움, 자신의 초라함을 들여다 보며
온전히 그 사람을 향한 기쁨이어야 할 것을
자신의 슬픔으로 바꿔놔 버리는 경우도 많으니까.

친구의 기쁨 앞에 아무 씁쓸함 느끼지 않고
자신의 기쁨인 양 온전히 웃어주는 그런 친구,
그 마음이 내 곁에 있어준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최고의 지기를 얻은 것이지 않을까.
Posted by papy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