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거짓말처럼 1년 전 런던의 거리가 떠오른다. 지루하고 힘들게 박물관을 헤매다녔던 그런 기억 말고, 갑자기 쏟아붓는 비 속으로 검은 우비를 입고 커피 한 잔 들고, 넓은 정원 같은 공원을 가로질러 미술관으로 향하던 찬찬한 발걸음 같은 것. 길치에 건망증이 더해져, 길이름조차 건물이름조차 떠오르지 않지만, 신기루처럼 불쑥 그 거리의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 그런 순간들이 있다.
그러고 보니, 이번 통영행도 그랬고, 런던에서도, 몇 년 전 교토에서도 비가 왔다.
그러고 보니, 이번 통영행도 그랬고, 런던에서도, 몇 년 전 교토에서도 비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