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때로는 자기 자신이 하리라고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하게 될 때도 있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행동보다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자신이 했을 법한 행동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이해가 안 간다'고 쉽게 말한다. 그러나 그때 우리는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하면서 실은, 내가 이해하는 방식으로 그 사람의 행동을 해석, 즉 이해한다. 그리고 그것은 나 자신의 행동을 일종의 척도와 규범으로 삼아 상대의 행동을 '부정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 사람의 맥락에서 그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면 이런 맥락에서 이렇게 행동을 할텐데 네가 그렇게 행동했다는 건 결국 그런 맥락에서 한 것 아니겠어!라고 지레짐작하며 상대의 행동을 몹쓸 짓으로 만들어 버린다. 정말 '이해가 안 간다'는 말 그대로에 충실하다면, 내 이해의 틀 안에 끼워 맞춰 상대를 '이해'하는 폭력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차라리 진심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그대로, 내 사고틀 바깥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정작 문제는 상대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해한 방식대로 상대를 해석해 버리는 데서 오는 게 아닐지.
Posted by papy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