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변명

grey room 2010. 7. 23. 02:13

관계도 삶도 기복이 있다. 헌데 나는 죽일 듯이 싸우고 등 돌린 사람들이, 그 관계 내부의 동력에 의해 스스로 화해의 계기를 만들고 오해를 풀어서가 아니라, 다른 관계와의 상대적 대비나 역학관계로 인해 화해하고 웃는 낯으로 대하는 것은 여전히 비겁하기 짝이 없는, 못할 노릇처럼 여겨진다. 그것도 삶이라고 자위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 인간적인 것일까. 실은 전적으로 실리적인 이유로 그런 선택을 하면서도 삶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비겁한 행동을 변명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러기에 앞서, 애초에 그렇게 죽일 듯이 싸우고 상대를 폄하하고 짓밟아, 그럼으로써 자신마저 비루해지는 지경까지 떨어지지 않아야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Posted by papy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