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Last Scene

review/movie 2010. 8. 17. 12:52

ㅌㄹ마을 분위기를 살펴보니 다들 토이 스토리 3를 본 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나도 그런 1人. 벨로의 말처럼 토이 스토리 3는 '버림받음'에 관한 이야기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좋은 주인을 만났다는 '해피 엔딩'의 뉘앙스 속에서도 결코 행복한 결말로 느껴지지 않는 이야기. 나 역시 토이 스토리 3가 결코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버림받고 헤어지는 상황에서조차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좋은 이별의 방법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장난감과 주인의 이야기에만 국한되기보다 연인들 사이의 '실연'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기조차 했달까.

우리는 누구나 버림받는 상황이 닥치면 자신을 버린 사람을 원망한다. 그렇지만 우디는 다른 모든 장난감들이 앤디의 진심을 의심할 때조차도 앤디의 우정과 사랑을,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상황, 그것도 앤디의 상황이 바뀌어서 자신을 떠나게 되는 상황에서조차, 소중히 하고 진심으로 믿는다. 앤디가 그 사랑을 끝까지 지키든 지키지 않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우디가 그 마음을 믿는 만큼이 앤디의 진심이다. 상대가 자신을 버리는 상황에서, 그 사람의 진심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사람, 상대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이 세상에 그런 사랑이 희박한 만큼 우디의 사랑이 희소하고 의미있는 것이 되는 건지도. 


Posted by papy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