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방구들만 지고 있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가 알바 때문에 '9 to 6' 근무를 하고서 느낀 것은, 나가서 한 일은 정.말. 아무 것도 없는데도 그저 다른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몸이 고되다고 느낄 정도로 내가 나약해졌다는 점이었다. 사람에게 시달린다 어쩐다 해도 역시 사람은 사람들 속에서 건강해지는 것인가 싶다. 그렇지만 너무 빨리 흥분해서 덤벼들거나 틈을 보이거나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나는 관계의 지정속도를 유지해야 너무 빨리 질리지 않고 누군가와 오래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걸림없이 관계 속으로 단번에 뛰어들 수 있는 구김살 없는 사람들이 부럽긴 하지만, 난 구김살이 없는 성격 때문이 아니라 조급증 때문에 성급하게 뛰어들었다가는 스텝이 엉켜 제 발에 제가 걸려 넘어지는 타입인지라 조심성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