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Delicate

review/music 2011. 3. 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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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이 정도로 꾸준히 듣지 않아서 그런 경험이 드문 건지는 모르겠지만, 대미언 라이스의 곡은 그때그때 마음을 파고 드는 노래가 다른 것을 느끼게 된다. 뭔가 예전엔 잘 들리지 않았던 곡들이 새삼스럽게 들릴 때가 있다. 바로 오늘 출근길에 음악을 듣다가 귀에 꽂힌 곡은 "Delicate." 특히 "네게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면, 할렐루야는 대체 왜 부른 거야? 아니, 애초에 왜 나랑 같이 노래를 한 거야?"라는 그 물음, 그 절규와도 같은 노래말이 왜 이리 가슴을 후벼파던지.

찌질하지 않게, 멋지게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고 그 사람을 이해하고 싶고, 또 보내야 할 때는 쿨하게 보내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마음. 초라하고 비굴한 줄 알면서도, 그 순간 그 물음을 던지지 않으면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그냥 스스로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짓이란 걸 뻔히 알면서도 뱉고야 마는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지는 무게는 너무도 절실하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의 노래에 항상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으면서도 그의 노래는 도저히 놓을 수가 없는 이유.

아래는 BBC에서 공연했던 영상.



Posted by papy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