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플레이

review/movie 2011. 4. 8. 10:25

트위터로 팔로잉하던 영화사 사이트에서 블라인드 시사회 10쌍(10쌍 10쌍 10쌍...) 초청 이벤트를 하길래 신청했는데, 어쩐 일로 그런 게 다 당첨돼서 어제 하이퍼텍나다에서 공짜 영화를 보고 왔다. (블라인드 시사회라 무슨 영화인지 확인도 안 됐는데, 공짜라면 양잿물이라도 일단 들이키고 보는 공짜숭배 정신! 그리고 나다 상영작이니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이상하진 않을 거라고 믿었던 점도 있었고.) 정작 가보니까 10'쌍' 초청이라고 하긴 했지만 "두 분이세요?"라고 확인했던 걸로 봐서, 그냥 혼자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았던 모양. 실제로 극장에 들어가보니 외따로 앉아있던 사람들조 꽤 눈에 띄었고. 왠지 '나다'니까 그럴 가능성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영화는 'PLAY'라는 한국영화로 '메이트(MATE)'라는 밴드의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 노래하면서 나오는데, 당췌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나와서 노래를 하길래 노래하는 배우들인가, 연기하는 가수들인가,하며 갸웃거렸었다는.) 초반 분위기는 치기어린 청춘의 겉멋 든 우울에 너무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닌가 싶은 혐의가 없지 않았으나, 중반 정도부터 캐릭터들의 유머러스한 면들이 드러나면서 꽤 웃으면서 볼 수 있어 많이 지루하진 않았다. (특히 피아노이자 보컬을 담당한 정준일의 얼뜬 캐릭터와 '패션센스' 너무 웃겼음. ㅋㅋㅋㅋㅋ)

그리고 전반적으로는 신인밴드의 자생기?성공담? 뭐 그런 스토리라인에, 청춘들의 어긋나는 풋사랑 이야기가 약간씩 곁들여지면서 밴드 연습장면, 공허한 마음으로 혼자 부르는 노래 등이 많이 나와 상당히 음악적인 영화였다. 게다가 밴드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배우가 연기하는 게 아니라, 그 밴드 구성원들이 실제로 모든 연기를 했기 때문에 사실 다큐의 측면도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보영상 같은 면도 없지 않았다. 반면에 그렇기 때문에 그 밴드 분위기의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이면 더없이 지루하고 짜증날 수도 있는 영화이기도 했던 것 같고.

난 뭐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그렇게 짜증날 정도는 아니어서 끝까지 볼 만 했던 거 같다. 우리 나라 밴드 음악들이 종종 그런 거 같은데 락음악이라기보다는 건반 기타 드럼으로 연주하는 발라드 곡같은 느낌이 좀 드는데, 이 밴드 음악도 다소 그런 듯. 사실 처음에 키드니랑 같이 가려다가 중간에 사정이 좀 생겨서 키드니가 못 오게 되고 대신 다른 친구랑 봤는데, 다행이었다. ㅋㅋㅋㅋㅋ

그 외에 좋았던 점은, 밴드 멤버 중에 잘 생긴 애가 하나 있었고, 여배우 '정은채'도 좀 예뻤다는 거. 잘생긴 이현재를 대하는 주변 사람들 태도를 보면서, 역시 잘 생기고 예쁜 사람들에겐 왠지 삶이 호의적인 거 같다는 사실도 다시금 확인하였다...는 것으로 매듭짓고 보니, 오늘도 역시 산으로 가는 후기일세- ㅎㅎ


Posted by papy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