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평소에도 일년에 서너 번 정도 --혹은 그 이상-- 공연 구경을 가긴 하지만, 올해는 희한하게 공짜 공연 갈 일도 더 자주 생기는 듯. 몇 달 전에도 친구에게 표가 생겨서 MBC FM DJ & Friends 콘서트에 다녀왔는데, 어제도 공짜 표가 생긴 친구 덕에 MBC FM4U 여름음악 페스티벌에 갔다. 성시경이 사회를 보고 이승환, 스윗소로우, 장혜진, 버블 시스터즈에다 김현철, 이한철, 정지찬, 심현보 (이 넷이 '주식회사'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2007년에 결성하고 앨범도 냈었다고.) 등이 출연했으니 면면은 꽤 다양했다. 다들 우리 나라에서는 '가창력' 뭐 이런 걸로는 어지간히 내로라하는 가수들인지라 노래를 못한다 싶은 가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근거림, 설렘 이런 게 없었달까. 사흘 동안 열릴 이 페스티벌의 첫째날인 어제의 주제는 '끌림'이었는데, 역설적이라면 역설적이지만, 바로 그 끌림이 없었다. 가기 싫은 곳에 억지로 '끌려'간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지. (죄, 죄송...) 거 참. 공짜 티켓인 데다 여름밤 노천극장에서의 공연이라는 것이 느낌상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갔건만, 도리어 뭔가 허하다는 느낌을 받고 왔다. 그래도 DJ & Friends 공연 같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제는 정말 너무 시큰둥했다. 처음엔 박수를 쳐야 돼? 뭐 이런 생각이 들었을 정도-_-;; 바로 며칠 전에 너무 '쎈' 공연을 보고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감동을 받고 온 여파인 건가? 암튼 마치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이란 없는 것처럼, 객관적으로 좋은 음악, 잘하는 음악 같은 건 없을 뿐 아니라,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온 느낌이었다. 공짜 티켓을 제공해준 친구에게 고마웠지만 사실 보고 나오니 결과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더 많이 들었다.
내일 루시드 폴 공연은 설마 (당연히) 이렇지 않겠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