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어제 미아니랑 같이 와우북 페스티벌에 가려고 했는데, 체기가 있어 두통이 심해져 결국 약속을 취소해야 했다. 결국 오늘 오후에 한문 공부를 끝낸 뒤에 혼자 다녀왔다. 처음엔 한두 권 정도만 가볍게 사갖고 와야지 했는데, 30%씩 할인하는 신간을 두고 차마 그저 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과는 엄청난 지름질. 팔과 어깨가 후덜덜해지도록 무겁게 사들고 돌아오면서 백팩을 메고 가지 않은 걸 어찌나 후회했던지. ㅋ
단언컨대, 시작은 정말 가벼웠다.
정민 선생님의 새 책을 한동안 안 산 데다, 왠지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일단 하나 넣었다.
그리고 나서 조선시대 의복을, 그림을 곁들여 설명한 걸 보니 혹했다.
한시나 한문 문장 읽으면 종종 대체 뭘 입고 있다는 건가 싶을 때가 있었는데 남녀 의복을 의례나 상황에 따라 분류해서 설명해놓은 것이며, 종교인들의 복장 등도 따로 분류해 놓은 것도 꽤 도움이 될 듯했다. 의복 말고도 고대 농기구나 무기 같은 것도 그림이나 사진 곁들여 묶은 백과사전/용어집 같은 거 있었으면 싶더라는.
여기까지도 무난했다. 그러나 문학과 지성사 코너에 가서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4권의 시집을-_-;;;
이성복 시집은 전에 있었는데 못 찾아서 다시 샀고 (나도 키드니처럼 또 찾게 되는 거 아닐까? ㅋ) 문태준 시집은 좀 궁금해서, 그리고 심보선은 비교적 신간이길래.
그리고 마지막으로, 돌베개 코너에서 완전 폭풍 지름.
우선 김명호 선생님이 편역한 연암 선집과 박희병 선생님이 지은 연암 관련 책을 한 권씩 골랐다.
그러고 났는데 바로 이 『열하일기』 시리즈가 눈에 보이는 거다.
정가가 84,000원이라 솔직히 비싸서 계속 망설이고 못 사던 책이었는데, 할인해서 56,000원 @.@ 이건 정말 너무 싸잖아! 안 살 수 없었다. ㅋㅋ
암튼 그렇게 해서 1질에 3권이 묶인 열하일기까지 포함해서,
정가대로였으면 20만원 가까이 될 총 11권의 책을 10만원 초반대에 사들고 왔다.
[#M_그런데...|접기|키드니 포스팅에 '체호프 전집' 얘기 읽고 나니 내일 또 가고 싶어졌다.
그날은 세 권밖에 안 남아 있었지만, 또 들여다 놓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