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중고등학교 때 영어문제집이나 시험 지문에서
희한한 사실들을 배우게 되는 경우가 있던 것처럼
미드를 보다 보면 간혹 재밌는 깜짝(?) 지식을 습득하게 될 때가 있다.
얼마 전에 즐겨보는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범인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그가 듣는 음악 취향을 파악해 그의 연령대를 추정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때 십대인지 이십대에 이미 박사학위를 취득한 천재 리드 박사가
(한번 본 건 모두 기억하는 직관상 기억(eidetic memory)의 소유자인데, 이런 사람 젤 부러워 ㅠ.ㅠ)
자신이 접한 어떤 연구결과를 토대로, 인간에게 음악이 가장 깊이 각인되어
거의 평생의 음악적 취향이 결정되는 것은 중학생 혹은 열서너 살 정도라고
언급하는 장면이 나왔다.
글쎄. 난 되려 중고등학교 때와 지금 듣는 음악은 좀 다른 거 같긴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음악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에 각인되는 시기가 있다는 건 맞는 거 같다.
반드시 어떤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느냐 여부만을 결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의미에서 음악적 인간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도
그 시기의 어떤 경향성에 의해 좌우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왜 이런 얘길 하는고 하니, 난 사실 '음악적'이라 칭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도, 그렇게 찾아서 듣지도 않았던 아버지가 주도하던 집안 분위기 속에서
우리 집에 음악이 들린 경우는 거의 없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인지 전반적으로 음악을 '찾아서' 듣는 데는 굉장히 게으른 편이다.
내가 음악을 듣게 되거나 좋아하게 되는 계기는 도리어 우연에 의한 경우가 훨씬 많은 거 같다.
영화에서나 길거리에서 듣거나, 혹은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그냥 클릭해 봐서 듣는 경우가 많지,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토대로 마치 학자들이 학계의 연구동향을 파악하듯
연구자의 자세로 이런저런 음악을 접해보고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고 그런 경우는 훨씬 적다.
특정 뮤지션에 꽂히면 그들의 음악은 열심히 듣긴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려는 노력에는 사실 엄청 게으르니,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데 좀 주저될 때가 많다.
오늘 카페에서 틀어준 어떤 곡이 궁금해서
틀어놓은 음악을 포착해서 곡 제목을 알려주는 앱인 '사운드 하운드'로
곡 제목을 알아내고 나니
아래에 '유사한 뮤지션'을 알려주는 항목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클릭해 보니 아는 뮤지션 음악이라곤 '켈리 클락슨'밖에 없더라는.
(근데 내가 찾아본 곡이 Will Young의 "All Time Love"라는 거였는데
이 사람 곡 켈리 클락슨이랑 비슷한 건가?
미국 팝가수인 건가? 흠... 모르겠네.)
트위터로 팔로우하는 사람들 가운데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추천곡을 링크시키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쩌다 그걸 클릭해서 들어가 보면
일단 이런 뮤지션도 지구상에 있었어?
라는 데 일단 한번 놀라고,
이런 사람들을 다 아는 이들은 또 뭐람?
하는 신기함에 또 한번 놀라곤 한다.
물론 우리 마을에서야 ㅌㄹ왕자가 그런 대표적 인물이기도 하고.
도대체 그렇게 많은 뮤지션을 대체 어떻게 다 아는 겨???
그나저나 이 카페 전엔 다 좋지만 음악은 너무 구리다 했는데
요샌 올 때마다 대미언 라이스 틀고 있다.
주인이 콘서트 갔다 왔나? ㅋ
그리고 방금은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Freedom and Its Owner' 나왔는데
참 좋군.
오늘은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좀 들어줘야겠네-
@ 밀렸던 포스팅 오늘 몰아쳐서 하고 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