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해마다 락페스티벌에 가는 키드나 벨로, 지다니, 괘래니 같은 주민들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올해의 락페스티벌 참여?관람?은 나에게도 나름대로 의미가 남달랐다. 1일권으로 하루만 구경하고 오거나, 심지어 작년엔 보러 가고 싶은 밴드 없다고 공연은 보지도 않고 주민들의 숙소에 오로지 놀러(라 쓰고 술 먹으러,라고 읽어야겠지? ㅋ) 가기만 했던 나는 사실 '염불보다는 젯밥'형 락페 관객이었던 셈인데, 이번엔 3일권으로 지산에 다녀오고, 심지어 그 뒤에 펜타까지 다녀왔으니 말이다. 


사실 오랫동안 범생 기질이 다분했던 나에게 (비틀즈를 제외한 밴드들의) 락 음악이나 브릿팝은 사실 오랫동안 어렵거나 껄끄럽게 느껴지는 음악이었다. 행여 듣게 되더라도, 아 시끄러워(-_-)라는 생각을 주로 했던. 그 여파가 더 컸던 것은 (물론 가장 결정적으로는 음악적 소양이 부족했던 탓이지만) 어쩌면, 역설적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 영국에 살아서,였을 수도 있다. 어리고 고지식했던 내가 난생 처음으로 서구권에 가서 요란한 피어싱에 찢어진 청바지 차림을 한 모히칸 스타일이나 스킨헤드족들을 거리에서 보았을 땐 신선하다거나 멋있다기보단 그저 위협적으로만 느껴졌다. 그러니 그들이 틀어놓거나 즐겨듣는 음악들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간다기보다, 가사조차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던 상황에서 더더욱 소음 이상으로는 들리지가 않았다. 


그 시절에 생겼던 거부감이나 위화감이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지속되어,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나는 그런 이들이 들을 법하다고 생각했던 음악은 접해보려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락 음악 비슷하게 생겨 먹은 음악을 그나마 좀 듣게 되었던 것은, 우울하면서도 다소 건조한 사운드의 모던락이라든가 아일랜드 출신 가수들의 묘하게 슬프고 우울한 포크락을 접하게 되면서,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니 키드니 같은 골수 락 팬이 좋아하는 밴드들의 음악은 거의 접해본 적 조차 없다. 심지어 밴드의 연주가 '시끄럽다'가 아니라 '강렬하다'라고 느끼게 된 것도 직접 공연장에 가서 음악을 듣게 되면서였던 듯. ㅋ 어쨌든 그래서, 본론으로 들어가 올해 락페스티벌 이야기로-









Posted by papy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