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궁금증이 들었었다. 왜 좋아하는 노래나 책 영화 TV 등에서, 시작되는 연애의 풋풋함이나 지나버린 사랑의 아픔, 자라나는 아이들의 사랑스러움, 가족관계의 버거움 등을 다루면 격하게 공감을 하면서도, 정작 사람들이 직접 경험한 연애나 실연 육아 가족갈등 이야기를 들을 땐 어느 순간 '지구상에서 당신 혼자, 최초로 그걸 겪는 게 아니라고오오오-' 싶을 때가 있을까 하고. (두 경우에 현격하게 차이가 날 수 있는, 너무도 당연한 표현의 유려함 문제는 차치하고) 생각컨대, 아무래도 방향성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전자의 경우엔 나의 이야기, 나의 마음을 세상의 다른 누군가도 공감해 주고 있다고 느끼게 되고, 후자의 경우엔 상대의 그런 마음과 이야기를 내가 헤아리고 이해해줘야만 하는 그런 방향성의 차이 말이다. 결국 인간--이라 쓰고 '나'라고 읽는다--은 이기적인 존재,라는 그런 얘기. 허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