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grey room 2004. 12. 4. 14:13

참 이상하다.

행복한 비명을 지를 정도로
너무 즐거운 나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세탁실에 빨래 가지러 내려가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짧은 틈에
갑자기 외로움에 사무치는 건 왜일까.

어쩜 그렇게 무서우리만치 속속들이
한 사람을 까맣게 잊고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송두리째 기억에서 빠져나갔던 사람이
어둠이 어린 창문에 비친 내 얼굴 위로
어느 틈에 불쑥 겹쳐 오는 건 왜일까.

그저 틈을 주면 안 된다.

Posted by papy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