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I think it'll take years.
Andy: Years I got. What I don't have are the rocks.
_from "The Shawshank Redem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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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없어."
"바빠 바빠."
시간에 쫓겨서 사는 우리들은
정작 시간을 들여서 해야 하는 일에는
딱 그만큼의 시간을 들이는 데조차 인색하다.
<쇼생크 탈출>을 보며 절실하게 다가오는 건
그 영화가 전하는 자유를 향한 갈구, 자유의 의미만큼이나
양쪽 바지 주머니를 채울 한 움큼의 벽을 파는 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했던 앤디(팀 로빈스)의 "꾸준함"이었다.
꾸준함,
그 말처럼 평이하고 심지어 초라하게까지 들리는
단어도 잘 없을지 모르지만, 그 단어만큼
일상의 한결같은 보폭을 표현할
다른 적절한 말도 없는 것 같다.
자유든, 개인의 성공이든, 가문의 영광이든
그 끈질긴 일상의 성실함 없이 성취되진 않는다.
하지만 나는 무슨 일이든 레드(모건 프리먼)가 그랬듯
20년도 안 걸릴 일을 600년이 걸릴 거라 지레짐작하곤
하루에 한 움큼의 일을, 매일 하려들지 않는 것 같다.
벌써 그렇게 10년이면 해냈을 어떤 일을
300년 쯤 걸릴 일이라고 일찌감치 밀쳐둔 채
성취로부터 스스로 발뺌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루에 한 움큼씩 평생을 기꺼이 할 수 있는 일만 있으면
뒤를 돌아볼 것도, 앞을 내다볼 것도 없다.
그러니 무슨 일이든 지레짐작하고
미리 발뺌부터 하지 말기.
하루에 일주일을 우격다짐으로 구겨 넣지도,
하루를 백지로 놔둔 채 시간의 쓰레기통에 구겨 넣지도 말고
하루에 딱 한 움큼씩만, 빠뜨리지 말고 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