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코아가 폐관을 했다.
처음에 기획전 홍보 이메일이 왔을 때는
눈치도 없이 몰랐다.
그것이 폐관 전 마지막 이벤트였다는 걸.
온갖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날 때도
전화 한 통으로 손쉽게 미리 예약을 할 수 있고,
예쁜 아멜리 사진 회원카드를 발부해준 씨네코아가
내가 찾는 극장 일순위였다.
CGV나 메가박스와는 달리 굳이 예매를 하지 않았을 때도
비교적 편하게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은 영화관이었다.
특히나 눈에 띄게 온갖 연인들이 흘러넘치는 그런 극장들보다는
혼자 호젓하게 가서 영화를 보기에도 "상대적으로" 편한 공간이었고,
(사실 극장은 거의 절대적으로 연인들을 위한 공간이란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제일 처음으로 함께 갔던 극장도,
가장 자주 찾았던 극장도 이 곳이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6월 내내
시간이 너무나 나지 않았던 이유로
기획전 영화를 한 편도 보지 못했다.
"아무도 모른다"와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는
특히 보고 싶었는데.
이제 이렇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 한 번 하지 못한 채
또 다른 나의 추억 하나가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