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관계 안에 놓였던 사람이었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그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한 사람의 연인이 남긴 빈 자리는
다른 새로운 연인이 채워줄 수도 있을 거라는
막연한 착각이나 편견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친구일 경우엔,
왠지 그럴 것 같지 않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개성이 있고
그것이 어떤 관계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그 사람의 개성에 의해 관계의 양상이 달라지지만
특히 우정에 있어서 그 친구의 개성이란
결코 다른 친구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성질의 것 같다.
그래서 친구를 잃는다는 것,
그 사람이 영영 세상을 떠나든
서로의 이상이 맞지 않아 절교를 하든
인연이 어긋나 멀어지든
그 사람의 빈 자리, 그 사람이 베풀어준 우정은
아무리 새로운 친구가 많이 생기더라도
다른 우정으로 대신하여지지 않을 것 같다.
삶에서 한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은 물론 언제나 슬프지만
삶에서 한 친구가 떠나간다는 것은
그래서 더 슬프고 아프고 감당키 어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