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리다'와 '다르다'가 종종 혼동되는 경우는
'다르다'를 써야 할 상황에 '틀리다'를 쓰는 경우일 텐데...
나는 사실 '다르다'의 의미로 '틀리다'를 쓰는
모든 경우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사전을 찾아보니까 예외가 있었다.
'틀리다'의 일차적인 정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맞지 않다, 그르다, 옳지 않다' 등의 뜻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 이상 가망 없다'로 쓰이기도 한다.
-오늘 안으로 이 일을 마치기는 이미 틀렸어!
라고 할 때.
그런데 '틀리다'에도 '다르다'와 유사한 의미가 분명히 있었다.
바로, 변화의 의미가 포함된 '달라지다'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엄마가 요리에 손을 대니 역시 음식이 모양부터 틀리더라.
라는 경우에는 '틀리다'를 써도 '틀리지' 않다는 것.
그런데 같은 의미를 만들기 위해 "~~~ 틀려지더라"라고 하면 그건 잘못된 쓰임이라고 하겠다.
'틀리다' 자체에 이미 '달라지다'라고 해서 진행과 변화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지다'라는 말을 넣어서 '상태가 어떻게 되어간다, 되었다'라는 변화의 뜻을 부가하면
불필요한 표현이 중복되는 셈이라 할 수 있을 듯.
그렇지만 이건 정말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인 거 같다-_-;;
내가 봐도 이런 경우에 '틀리다'가 '다르다'라는 뜻과 어떻게 '다른지' 정말 알기 어렵다.
그래도 '틀리다'가 명백히 잘못 쓰인 예를 들어 보자면,
-아무래도 친구랑 애인은 확실히 틀리지.
-우리 집은 너희 집과 분위기가 영 틀려서 적응이 안 된다.
같은 경우.
이런 경우엔 전부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로 써야 맞다.
반면 '다르다'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서로 같지 않다, 차이가 있다'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다.
그 외에도 '예사롭지 않다, 유별나다' (예: 역시 천재는 뭐가 달라도 달라.)로
쓰일 수도 있다고 하는군^^
하지만 이로써 나는 '틀리다'와 '다르다'를 구별하는 게
더욱 어려워지고 말았다-_-;;;
예전처럼 도식적으로 '틀리다'는 '그르다', '다르다'는 '같지 않다'로
연결해서 기억할 수 있으면 편할텐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