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되-'와 '돼-'

to a t 2004. 1. 15. 12:07
이것은 아우 최군이 썼던 것.
도움이 많이 됐던 명쾌한 정리.


2004.01.15 12:07



나도 한 때는 많이 틀리던 것 중 하나가 '되다'의 여러 활용 형태 중 어떤 경우에 '되'를 쓰고 어떤 경우에 '돼'를 써야 하느냐는 것.

'돼'는 '되어'의 줄임말이니 '되어'라고 풀어 쓸 수 있는 경우에는
'돼'라고 쓰면 된다고는 수없이 배웠지만 막상 쓰다보면
헷갈리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런데 이걸 구별해내는 간단한(?) 방법이 있으니,
어미들 중에서
'하다'를 활용했을 때, '해-'를 사용해야 하는 어미 앞에는 '돼-'를,
'하-'를 사용해야 하는 어미 앞에는 '되-'를 쓰는 것이다.

이를테면 '-면'이라는 어미를 이용하여 '하다'를 활용하면, '하면'. 이런 경우에는 '되면'이 맞고,
'-서'라는 어미를 이용하여 '하다'를 활용하면 '해서'가 되니까, 이럴 때는 '돼서'라고 하는 것이 맞다.
이를 이용해서 이하의 예문들 중 어느게 맞는지 찾아보자.


1) '돼고 싶다'와 '되고 싶다'
2) '오밤중이 돼도록'과 '오밤중이 되도록'
3) '밤이 됐다'와 '밤이 됬다'
4) '겨울이 돼니 춥다'와 '겨울이 되니 춥다'
5) '하면 돼'와 '하면 되'


Posted by papyrus

그랬대

to a t 2004. 1. 14. 19:14
<C양의 질문>
2004.01.14 14:40

이제는 아예 pet peeve로 자리잡은 -_- '그랬데'
이거 확실히 '~대'가 맞는 거지?
'~데'를 너무 자주 봐서 이제는 볼 때마다 짜증이 날 지경이야 -_-;;;

참. '그들은 언제까지 있으려나?'를
'그들은 얼마나 오래 있으려나?'라고 표현할 수는 없는 거야?
'얼마나 오래/오랫동안'은 영어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한 거라고 -_-
구리다고 지적받았다. ㅠㅠ


*****
<나의 답변>
2004.01.14 19:14


그렇지, 만약에 다른 사람의 말을 옮기는 의미에서
"그랬대"라고 한다면 네 말대로 "-대"가 맞지.

"-대"라는 종결형은 기본적인 의미상
"-다고 해"의 줄인 꼴이고,
자기가 보거나 들은 사실을 근거로
설명하거나 묻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그러니까
-너 내일까지 돈 안 내면 그거 다른 사람한테 팔겠대.
-아니 대체 누가 그런 거짓말을 했대?
같은 예에서처럼
다른 사람을 말을 듣거나 자기가 보았던 사실을
또 다른 사람에게 말해 줄 때
문장을 맺는 말로는 분명 "-대"를 써야 하는 것이 옳아.

"-대"는 그 외에
수사의문문(rhetorical question)에서도 쓰이는 표현이야.
-아니, 누가 그 따위 거 갖고 싶대?
-내가 언제 그런 거 먹겠대?
에서처럼.

이렇게 순순히
문장 종결은 "-대"가 맞아!라고 단언하고 넘어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나 "-데"라는 종결 어미도 엄연히 있단다, 사실은.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말하는 사람이 자기 경험을 회상하여 비로소 말을 해주거나 그렇게 생각하게 됐음을 나타내어]
"-더라"라고 하는 뜻이라는구나.
(하.지.만. 이렇게 써놓으면 나도 뭔 소린지 모른다오~)

예를 들어 보자면,
-오늘 당신 술 잘 마시데.
-듣고 보니 나도 정말 잘못한 것 같데.
-오늘 보니까 자네 동생 이쁘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좀 미안하긴 하데.
-걔 아주 사람을 잡겠데.
등등의 표현을 들 수 있는데,
간단히 말해 "-더라"로 바꾸어 쓸 수 있을 경우엔
"-데"로 써도 무방한 거야.

"-대"와 "-데" 두 가지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눈에 띄는 차이 가운데 하나는 아무래도
다른 사람의 말을 옮기는 것이냐,
자기가 경험한 사실을 토대로 말을 전하는 것이냐,
하는 점일 것 같아.

후자의 표현들은 대부분
자기의 감정상태나 인상을 표현하는 말들이니까.
전자는 "-다고 해"라는 말의 줄임말이라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듣거나 본 사실을 근거로 했다고는 해도,
다른 사람의 말, 다른 사람을 통해 경험한 상황을
전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내가 참고한 사전에서도
"-데", "-대" 그리고 "-디"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는 걸 보니
역시나 사람들이 많이 헷갈리는 표현이긴 한가 봐.
이 차이를 설명하는 사전의 내용을 보너스로 덧붙일게.
(아래 설명에서 괄호 속 헛소리는 나의 혼자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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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는 "'더라"로 대체되는 것이므로
의문문에는 쓰이지 않음. (음, 그렇지...)
대신 "-디"는 "-더냐"로 대체되는 것이므로 의문문에 쓰임.
따라서 "그 사람이 그 꼴을 보고 뭐라고 하데?"는 틀린 것이고
이 말은 "그 사람이 그 꼴을 보고 뭐라고 하디?"라고 해야 함.

(그러니 "그 사람이 그 꼴을 보고 뭐라고 하대?" 역시 틀린 것이지.
반면에, 만약 "~~~ 뭐라대?"라고 하면 맞는 거겠지.
그건 "~~~ 뭐라고 해?"를 줄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아무튼 "-대"에는 이미 "-다고 해"라는 인용의 의미가 내포돼 있는데
"~라고 하대?"하면 인용의 뜻을 불필요하게 중복하는 것이니
틀리다고 볼 수밖에 없지.)


또한 "누가 집에 가겠대?"나 "현경이가 집에 가겠대"의 "대"는
"-다고 해"가 줄어든 꼴로서 "-데"와 구별해서 써야 함.
(구별해서 써야하는거 누가 모르나?
구별하기 어려우니 문제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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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나 오래/오랫동안"이
영어식 표현이냐고 물은 것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니까 딱히 할 말이 없다.
뭐, 그다지 잘하는 영어는 아니어도
영문학 서적을 많이 접하다 보니
스스로도 영어식 표현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에 익숙해진 터라
이제는 영어식 표현과 우리말 고유의 표현을 구분해내는 게
나한테도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어.
그런 지적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보니,
"how long"을 직역해 놓은 말이라는 건 알긴 알겠다만
내가 알아서 그런 표현을 안 쓸 수 있을지는
참 자신이 없긴 없네.



Posted by papyrus